성악 레슨 시간 한 시간, 부족한 시간
여러분은 혹시 ‘성악 레슨’이라고 하면 어떤 풍경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방에서 선생님의 우아한 손짓에 맞춰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마치 물처럼 빠르게 흘러가 버리곤 하지요.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을 보며, 저는 항상 아쉬움을 느낍니다.
발성 연습을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어느새 삼십 분이 훌쩍 지나고, 정작 노래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 스튜디오에서는 좀 더 시간을 쓸 수 있지만, 다른 선생님들처럼 시간당 비용을 내는 곳에서는 이 한 시간이란 제약이 참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성악은 단순히 소리를 내는 기술이 아닙니다.
제게 성악은 제 삶의 일부이며, 제 영혼을 담는 그릇입니다.
노래 한 곡을 부르기 위해 수많은 밤을 새워가며 연습하고, 제 목소리가 악기가 되어 울리는 순간을 위해 온 힘을 다합니다.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한 시간이라도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어, 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려고 애씁니다.
성악 레슨 시간 한시간을 모든 학생이 똑같이 느끼는 것은 아니더군요.
어떤 학생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고 말하고, 또 어떤 학생은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과연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시간의 흐름을 만드는 힘, ‘준비’
학생들이 느끼는 레슨 시간의 차이는 바로 ‘레슨 준비’에서 비롯됩니다.
제 경험상, 레슨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학생들은 항상 철저한 준비를 해 옵니다. 제가 지난 시간에 강조했던 내용, 숙제로 내주었던 것들을 꼼꼼하게 복습하고 몸에 익혀오는 것이지요.
가사를 읽고 의미를 되새기는 것부터 시작해, 박자와 음정 연습,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호흡과 발성 연습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완벽하게 해내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준비를 잘 해오면 레슨 시간에 할 일이 정말 많아집니다.
기본기를 다시 한번 다지고, 그 위에 새로운 기술을 덧붙이는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익숙해진 부분은 빠르게 넘어가고, 더 깊고 섬세한 표현을 위한 연습에 몰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어제보다 더 안정적인 호흡으로 길게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하거나, 특정 악센트를 살려 노래의 감정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배움으로 가득 차게 되니 한 시간은 정말 짧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준비가 부족한 학생들은 지난 레슨 내용을 다시 처음부터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제를 제대로 해오지 않았으니, 기본 발성부터 다시 점검해야 하고, 음정이나 박자도 다시 맞춰야 합니다.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다 보니, 학생 자신도 지루함을 느끼고 레슨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 또한 학생의 상태를 보면 연습량과 노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인 저만의 감이 있기 때문이지요.
“연습해왔니?”라고 물으면 대부분 “네”라고 대답하지만, 실제로 온 마음을 다해 연습한 학생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그냥 ‘대충 몇 번’ 해보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모습은 저의 유학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공부할 때, 저희 학장님은 항상 제게 큰 영향을 주셨습니다. 매달 시험을 통해 학생을 평가하고, 부족하면 가차 없이 학교를 그만두게 했던 그 시절, 저희는 모두 악착같이 공부했습니다.
그런데도 학장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는 공부를 하고 온 게 아니야. 그냥 보고 왔다고 하는 거야!”라고 따끔하게 말씀하시곤 했지요.
그때는 그 말이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은 저희에게 진정한 노력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옳은 말씀이었습니다.
성악의 길, 진심을 담아 걸어가야 합니다
성악의 길은 정직합니다.
제가 이 길을 오랫동안 걸어오며 느낀 가장 중요한 점은,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대학 입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시간의 레슨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는 것입니다.
제가 내주는 숙제는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여러분이 스스로를 단련하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이 대충 공부했다고 말할 때, 어딘가에서는 정말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과 경쟁하는 자리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다음 레슨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매일매일 꾸준히 쌓아 올린 작은 노력이 모여, 여러분의 꿈을 향한 굳건한 길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채워나가다 보면, 한 시간의 레슨은 더 이상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여러분의 성장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들이 모여 여러분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