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성악레슨 시작하는 시기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
종종 부모님들께서 초등학생 자녀가 성악을 배우고 싶다고 문의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고, 음악에 재능이 있어 보이며, 어릴 때부터 잘 키워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오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초등학생 성악레슨 받는것은 다른 악기와는 달리,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변성기’라는 중요한 시기를 고려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목소리에 부담을 줄 수 있어요.
2.
어린아이의 목소리는 남녀 구분 없이 비슷한 높이와 울림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흔히 ‘중성적인 소리’라고 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2차 성징이 나타나면 목소리에도 큰 변화가 옵니다.
여자아이들은 보다 성숙한 여성의 음색으로, 남자아이들은 굵고 낮은 목소리로 바뀌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 시기를 바로 ‘변성기’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 변성기가 지나기 전까지는, 아이의 목소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어릴 적 소프라노였던 제가 변성기 이후엔 바리톤이 되었고, 제 친구는 알토였지만 테너가 되어 성악과 교수가 되었답니다.
만약 변성기 전에 성악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면, 잘못된 발성 습관이 생기거나, 나중에 바뀐 음역에 맞춰 전부 새로 배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간과 노력이 모두 낭비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시기에는 성악보다는 피아노 같은 악기를 배우는 걸 추천합니다.
음감을 기르고 음악적인 감수성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또한, 교회 성가대나 어린이 합창단처럼 즐겁게 노래 부를 수 있는 활동도 좋아요. 자연스럽게 음악과 친해질 수 있으니까요.
변성기 동안에는 특히 성대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무리한 발성 연습을 하면 성대에 무리가 가고,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저도 성악가이자 교사로서, 이 시기의 아이에게 제대로 된 성악레슨을 권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3.
정리하자면,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변성기 이전 아이들에게는 본격적인 성악레슨보다는 음악을 즐기는 활동이 더 적절합니다.
피아노나 합창단을 통해 음악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면서, 변성기가 지난 후 성숙한 목소리로 안정되었을 때, 본격적인 성악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성악은 급하게 시작한다고 빨리 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의 변화에 맞춰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진짜 실력을 키우는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