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입시에 떨어졌는데 재수할까?

성악 입시에 떨어졌는데 재수할까? 말까? 고민하는 분 계시죠?
이 시간에는 고민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가감 없이 한번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왜 고민하나?

성악 입시에서 떨어진 입시생이 재수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거예요

나보다 못하는 것 같은 친구도 척하니 붙는 모습을 보면 더더욱 마음이 쓰릴 겁니다 이런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여기서 저는 두 가지 경우가 머리에 떠오릅니다 하나는 그냥 대학을 가기 위해서 지금까지 노력을 한 경우와 진짜 성악가가 되고 싶어 공부를 한 경우죠

이런 어려운 상황에 마주했을 때 이 두 가지의 입장이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아주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지금까지 무슨 이유로 성악이란 걸 공부했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뭘 고민하나?

그냥 조금이라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즉 인서울을 하기 위해서 자신의 발에 잘 맞지도 않는 신발을 신은 것처럼 성악을 공부 해왔다면 다시 말해서 학과 점수로는 도저히 인서울 할 수 없어서 학과 점수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 예체능 과목에 눈을 돌린 경우라면 재수를 정말 해야 할까를 심각하게 고민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반면에 진짜로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거나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래가 좋아서 이걸 꼭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성악을 공부해 온 학생이라면 재수는 당연히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성악가로 살아오면서 지나왔던 저의 경우를 찬찬히 기억해 보면 성악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입시를 시작으로 유학, 국립음악원 입학시험, 콩쿠르 등등

계속해서 이름만 다르지 시험을 치르면서 성악가로 인정받고 연주하고 할 때까지 노래를 준비하고 시도하고를 반복했습니다 아마도 다른 과목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택하자

단순히 대학만을 목표로 공부했다면 이렇게 앞으로 있을 더 어려운 시험이나 오디션, 콩쿠르 등 끊임없이 도전해 나가는 여정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성악 입시에 한번 떨어져서 재수를 해야 될까 말아야 될까 고민이 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냥 관두세요

그렇지 않고 성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는 분이라면 성악 입시에서 떨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다음번에 더 잘해서 붙으면 됩니다 왜냐하면 각종 콩쿠르나 오디션은 붙을 확률보다 떨어지는 확률이 훨씬 크기 때문이죠

시험이나 오디션, 콩쿠르 전부 다 똑같은 것입니다

저도 계속 콩쿠르에 나갔고 상 받고 그랬어요 상 받았다고 그만둔다? 그런 것도 아니에요 작은 콩쿠르에서 우승하면 다음번엔 더 크고 권위 있는 콩쿠르에 도전하곤 했지요

저만 그랬을까요? 아뇨 제 주변에 있는 성악가들 모두 그런 과정을 밟았습니다

적어도 서른다섯 정도까지는 그렇게 했어요 그 이유는 국제 콩쿠르에 참가할 수 있는 나이 제한이 남자는 서른다섯이었거든요

물론 이런 나이 제한이 없는 콩쿠르도 있지만 우승하고 싶은 콩쿠르는 대부분 나이 제한이 있어 그 제한 시간까지는 계속해서 시도를 했었습니다

귀국해서는 대학의 강사로 교수로 임용되기까지 원서내고 시험 보고를 반복했죠 학생만 시험 보는 것이 아닙니다

결론

성악가는 시험 한번 보고 되는 그런 직업이 아닙니다

가끔 성악가가 되려고 공부 한 기간 동안 다른 공부를 했으면 그 어렵다는 의사나 판사도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웃으면서 농담을 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노력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것이 성악가의 길입니다

성악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툴툴 털고 일어나 다음 입시를 준비할 때입니다 재수를 할까 말까 고민할 시간이 없어요 왜 떨어졌는지를 고민하고 이유를 빨리 알아내서 다음번에 합격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냥 대학만을 목표로 하신 분들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아까워하지 마시고 빨리 다른 길을 선택하세요 그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