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성악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이 시간에는 성악 레슨을 받고 있는데 노래 실력이 왜 늘지 않는가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왜 계속 배워도 실력이 그대로일까

성악을 배우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왜 난 계속 배우는데도 실력이 그대로이지?” 혹은
“왜 자꾸 지난 시간에 했던 걸 까먹을까?”

이런 생각은 당연한 겁니다.
아니, 당연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그랬었으니까요.

제가 어떻게 성악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알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이탈리아에서 만난 스승

제가 이탈리아의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안토니오 토니니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토니니 선생님은 20대 때 원래 토스카니니라는 유명한 지휘자 선생님의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그런데 지휘자 토스카니니는 푸치니의 절친으로도 잘 알려진 분이죠.

그래서 푸치니의 오페라는 거의 토스카니니 선생님이 초연을 하기도 했죠.

이분들을 쫓아다니면서 듣고 배웠던 토니니 선생님과 처음 레슨을 할 때는 정말이지 악몽이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최고음만 연습하다

선생님은 말이 거의 없는 분이었어요.

저에게 할당된 에드가르에 나오는 바리톤 아리아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파음, 옥타브의 파음을 커졌다가 작아지게 크레셴도, 데크레셴도를 해서 불러야 한다고 한마디 하시고선, 그게 제가 잘 안 되니까 일주일 내내 그것만 시켰습니다.

잘 이해가 안 되실 텐데요.

바리톤에게 파음은 가장 내기 힘든 고음이기도 한데요.
아주 느리게 일곱 박자 동안 점점 커졌다가 작아지면서 끝나는 거였죠.

아침 9시부터 최고음을 그렇게 내야 하는데 사실 전 그 음이 그렇게나 어려웠었습니다.

심지어 연세대 나온 어떤 분은 제풀에 열받아서 노래 때려치고 한국으로 돌아간 분도 계셨더랬죠.

이 부분을 일주일 내내 불렀습니다.

여러분들처럼 일주일에 한두 번 레슨을 받는 게 아니고, 일주일 동안 레슨은 거의 열 번이 넘게 받았는데요. 계속 그 부분만 반복했습니다.

“Tutto a posto”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이 악보를 덮으시더니 제 레슨 노트에 “tutto a posto”라고 써 놓으셨어요.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준비가 됐다”는 이탈리아 말입니다.

학교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저는 얼떨떨하게 학장만 쳐다보고 있는데 학장은 자기가 더 들떠서 저에게 축하한다고 연신 칭찬을 해주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학장이 하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토니니 선생님이 준비됐다고 적은 학생은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정작 선생님은 저에게 칭찬 한마디 안 해주셨어요.
말이 거의 없으신 분이라고 했잖아요.

저는 이제 무대로 나갈 준비가 되었다는 최고의 칭찬도 그냥 한마디 제 레슨 노트에 쓴 것이 전부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선생님은 그 유명한 파바로티와 마리아 칼라스, 그리고 미렐라 프레니를 가르쳤던 분이란 걸 알았죠.

그 당시에는 살아있는 전설 같은 분이 그런 칭찬을 적어 놓은 것을 보며 저 역시 엄청난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 일로 인해서 저는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성악 실력은 어느 날 갑자기 뛴다

“노래 실력은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느는구나!.”

성악은 머리로만 이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기억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몸이 기억을 하게 되기까지 머리로는 계속 고민을 해야 풀립니다.

이렇게 풀리면 성악 실력은 계단 올라가듯이 갑자기 확 뜁니다.

노래는 서서히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갑자기 뜁니다.

갑자기 뛸 때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고 레슨받고 하는 것을 지속해야 하죠.

자책하지 말고 고민하라

왜 안 되는지, 왜 안 느는지 고민하세요.

하지만
“난 멍청한가 봐.” 혹은
“난 재능이 없나 봐.”
하는 자책만 하지 마시고, 그 자책하는 고민도 포함해서 하세요.

이런 고민이 여러분의 실력을 올려줄 겁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렇게 고민하면서도 계속 하는 것입니다.

정말 짜증이 극에 달해도 계속 하는 거예요.
꼴 보기 싫어도 계속 하는 겁니다.

그러면 어느 날 성악 실력이 좋아진 여러분을 보게 될 겁니다.

끈기가 결국 전문가를 만든다

이런 끈기가 전문가를 만듭니다.
성악가가 되는 거겠죠.

그럼 성악만 그럴까요?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그게 예술이든 스포츠든 장사든 어느 누구나 똑같습니다.

문학을 하시는 분들은 그런 말씀을 하죠.

“글은 엉덩이로 쓴다.”

우리가 연습하는 것과 똑같은 말입니다.

엉덩이로 어떻게 글을 쓰겠어요?

일단 앉아서 무슨 글이든 먼저 쓰라는 이야기죠.

손흥민과 김연아도 반복했다

스포츠는요?
그것도 매일 똑같은 것을 연습합니다.

손흥민 선수는 갑자기 스타가 되었을까요?
아니면 김연아 선수는 어느 날 신데렐라가 되었을까요?

아닙니다.

성악도 이와 똑같습니다.

몸이 자유자재로 소리를 낼 수 있게 연습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재능은 충분하다

여러분의 재능은 충분합니다.
믿어 의심치 않죠.

그럼 어느 정도까지 반복적으로 연습을 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입시를 앞둔 제 제자들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아침에 금방 일어났어도 노래해봐 하고 옆구리 쿡 찌르면 노래가 나올 정도로 연습해야 돼.”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데 얼마만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할 수 있을 만큼,
내 몸이 견디는 만큼,
그래도 더 연습이 하고 싶어진다면 여러분은 성악가가 될 준비가 된 것입니다.

마무리 이야기

오늘은 왜 성악 실력이 늘지 않는가에 대해서 제 생각을 가감 없이 이야기해봤는데요.

너무 심하게 이야기를 해서 성악가가 되는 꿈을 접는 사람이 나오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살짝 듭니다.

하지만 뭐 살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남는 시간에 열심히 해보라는 말은 할 수가 없네요.

제가 아니더라도 성악가로 우뚝 선 분들이 저보다 연습을 덜 하진 않았을 거니까요.

그럼 오늘은 이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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