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레슨 처음 받을 때 꼭 챙겨야 할 한 가지

성악 레슨 처음 받을 때 챙겨야 할 한 가지가 있어요 이번 시간에는 성악 레슨 처음 받을 때 꼭 챙겨야 할 한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레슨 첫 날의 설렘

성악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레슨 첫 날은 정말 설레이는 날일 겁니다.

저도 처음 성악 레슨을 받았던 날을 몇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을 합니다. 마치 소풍을 가는 것처럼 두근거렸고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성악 레슨 처음 받던 날에 무엇을 준비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저 이제 성악을 배우는구나 라는 생각만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던 것 같죠.

첫 레슨, 사실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지금은 이제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성악 레슨을 받을 때는 뭐 아무것도 준비할 것이 없죠.

노래를 배우기 전이니까 악보도 없을 거고요. 그냥 편하게 차려입고, 배우려고 하는 열정과 성실한 자세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꼭 준비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녹음기입니다.

녹음기, 왜 필요할까요?

요즘은 핸드폰에 고음질 녹음 기능과 동영상 촬영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있죠. 굳이 녹음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핸드폰으로 녹음도 하고 영상을 녹화하기도 합니다.

저는 좀 더 좋은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서 녹음기를 사용하는데요. 물론 핸드폰보다는 훨씬 비싸지만 그 대신 더 좋은 소리로 녹음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건 꼭 녹음기를 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했다는 거죠.

옛날에 제가 대학교 다닐 때는 레슨 시간에 워크맨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테이프 기계에 공테이프를 사서 끼워 놓고 레슨을 녹음하곤 했었죠.

지금 생각하면 참 불편했지만 녹음은 꼭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소리는 한번 지나가면 다시 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에피소드로는, 선생님과 레슨을 하다가 절커덕하고 워크맨 녹음이 다 되면 꺼지는 소리가 들리죠. 그러면 이제 테이프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다시 꽂아야 했었죠.

그 당시에 제일 싼 카세트 테이프가 45분짜리였나 그랬는데요, 1시간 동안 레슨을 받다 보면 테이프가 항상 너무 짧았기 때문에 노래 부르다 말고 테이프를 돌려 끼우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나중에 90분짜리로 레슨을 녹음하게 되었을 때는 한 시간을 다 채울 수 있어서 참 기분이 좋았었죠.

유학할 때도 이렇게 녹음하는 습관은 계속 됐고요. 유학하는 동안 남은 것은 무려 300개가 넘는 카세트 테이프였습니다.

녹음이 곧 연습 자료입니다

사실 성악 레슨 시간에 노래 부르는데 필기하는 것은 전혀 필요가 없죠. 나중에 악보에 복기하면서 필요한 것은 필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 자리에서 열심히 쓰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렇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손으로 써놓은 것은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고요.

저의 이런 녹음하는 습관 때문에 저는 제 제자들에게는 첫 레슨부터 녹음을 하라고 권하기도 하죠.

사실 권하는 게 아니고, 녹음을 안 하고 있으면 빨리 녹음을 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녹음은 필수니까요.

레슨 시간 동안 오가는 말들, 선생님의 시범, 그리고 본인의 노래까지 이 모든 것이 나중에 혼자 공부할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레슨이 없는 날 혼자서 연습할 때 해두었던 녹음을 다시 들으면서 연습하면, 단순히 기억에 의존한 연습이 아니라 실제로 다시 듣고 따라하고 비교하면서 배우는 연습이 됩니다.

가끔 제 제자들이 처음에 몇 번 레슨이 끝난 다음에 “선생님 연습은 어떻게 하죠?” 하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레슨 녹음을 다시 듣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 질문 같죠.

처음 레슨받고 뭘 해야 될지 모를 때, 그냥 레슨 녹음한 것을 틀어놓고 몇 번씩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연습이 됩니다.

녹음을 허락하지 않는 선생님이라면?

혹시 만약에 여러분의 레슨 선생님이 녹음을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조심스럽게 이유를 여쭤보고 녹음을 해도 되겠냐고 정중하게 부탁을 드리세요.

제가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요, 저한테 오는 제자들 중에 가끔 “선생님이 녹음을 못하게 하세요”라고 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중하게 부탁을 드렸는데도 “녹음은 안 돼”라고 말씀하시는 레슨 선생님은 바꾸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만났던 대가들도 그렇고, 이탈리아에서는 녹화도 했었는데요. 녹음을 못하게 하시는 선생님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녹음 파일, 반드시 정리해서 보관하세요

녹음은 필수적으로 처음 레슨받을 때부터 하셔야 됩니다. 이렇게 해놓은 녹음 파일은 여러분이 만약에 성악가가 된다면 평생 남는 보물이 될 겁니다.

저는 아직도 유학할 때 했던 레슨 녹음 테이프들을 전부 가지고 있습니다. 벌써 20년이 넘었죠. 거의 이삿짐 박스 같은 걸로 두 개가 꽉 차 있습니다.

테이프 겉면에는 날짜들을 다 써 놓았죠. 그래서 가끔 꺼내서 들어보면 그때 선생님의 말투나, 저의 어설픈 소리나, 지적해 주시는 부분까지도 생생하게 그 당시의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추억이기도 하고, 제가 차츰차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저한테 문제는 더 이상 카세트 테이프를 재생할 장치가 없기 때문에, 제가 갖고 있는 오디오가 망가지면 더 이상 이 카세트 테이프를 들을 수 없을 거라는 점인데요.

이걸 생각하면 조금은 짠합니다. 그래서 틈틈이 이 카세트 테이프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고 있는데요,

전문적으로 해주는 곳이 있긴 한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제가 직접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녹음한 파일들이 아무리 많아도 USB 하나에 다 모아 놓을 수가 있죠. 파일을 날짜별로 정리해 두시면 나중에 쉽게 찾을 수도 있겠죠.

가끔 물어보면 “그냥 핸드폰에 저장돼 있어요”라고 하다가, 핸드폰 메모리가 꽉 차면 그냥 지워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요.

이렇게 지워버리면 녹음한 이유가 없죠. 이 레슨 녹음 파일은 단순한 기록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성악가로 자라나는 과정을 증명해주는 살아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처음 레슨부터 꼭 녹음하시고 그 녹음 파일을 다른 곳에 백업해 놓는 습관을 꼭 들이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야말로 성악 레슨을 제대로 시작하는 첫걸음이죠.

오늘은 성악 레슨 처음 할 때 꼭 챙겨야 하는 한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여러분의 성악 공부에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