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레슨 받기 나이가 정말 문제가 될까?
성악 레슨을 받고 싶어 연락을 주시는 분들 중에는 전화를 하면서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나이가 좀 많은데요…”
마치 나이가 많으면 성악을 배우기 힘들 거라는 걱정이 깔린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이는 정말 중요한 걸까?’
요즘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노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나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요. 성악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배우는 데에 특별히 불리한 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본인의 의지와 연습량이 훨씬 중요한 요소입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중요한 건 시간과 노력
성악은 나이에 관계없이 배울 수 있는 예술입니다.
노래하는 방법, 호흡법, 근육 사용 등은 젊은 사람이나 나이 든 사람이나 같은 방법으로 배우게 됩니다. 다만, 성악이라는 예술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적어도 제대로 된 성악 발성을 익히려면 평균 4~5년이 걸립니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조차 졸업 후에는 아직 완전한 성악가의 소리를 내기 어렵고, 대학원 과정을 마칠 즈음에서야 무대에서 통할 만한 소리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최소 5~6년 이상은 꾸준히 훈련해야 주변에서 인정하는 실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예
저에게는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어느 날 56세의 남성분이 갑자기 찾아와 성악 레슨을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목표는 서울대 입시 합격이었습니다.
처음엔 조금 놀랐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하니 일단 그 목표를 향해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입시생들은 보통 주 2~3회 레슨을 받으며,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 연습을 꾸준히 합니다.
하지만 이분은 생업이 바빠 주 1회 레슨이 전부였고, 개인 연습 시간도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3월에 레슨을 시작해 10월 시험을 치르는 일정이었으니, 사실상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시험은 낙방했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투자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이에 따른 시간 계산
나이가 많아도 성악을 배우는 데에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성악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50세에 시작한다면 평균 훈련 기간을 고려했을 때 50대 후반이나 60세가 되어야 비로소 무대에 설 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성악가로 활동하려면 데뷔 시기도 중요합니다. 30대에 시작하면 40대쯤 데뷔할 수 있고, 60세까지 활동한다고 해도 실제 무대 경력은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세스토 부르스칸티니의 사례
저의 스승인 세스토 부르스칸티니(Sesto Bruscantini)는 원래 변호사 개업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열망이 커서 40세에 성악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성악가로 데뷔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늦게 시작해도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그만큼의 집중력과 시간 투자가 필수입니다.
취미라면 언제든, 직업이라면 일찍 시작을
성악을 취미로 배우고 싶다면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40세든 50세든, 심지어 80세든 즐기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노래는 나이에 상관없이 삶에 활력을 주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악가로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이 있다면, 가능한 한 30세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악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얼마나 열정적으로 준비하느냐입니다. 나이에 구애받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성악의 세계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